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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패터슨 - 기본 정보, 줄거리 및 형식

by 잼나나 2024. 6. 25.

1. 영화 기본정보 및 줄거리

짐자무쉬 감독의 2016년 작품으로 결혼이야기,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로 유명해진 애덤 드라이버와 골쉬프테 파라하니가 출연한다. 

영화는 패터슨 시에서 버스 운전기사로 일하며 시를 쓰는 패터슨의 일주일을 담아낸다. 월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 아내의 얼굴을 보고, 시리얼로 아침을 먹으며 떠오른 시상을 자신의 비밀 노트에 시로 기록한다. 점심에는 아내가 싸준 도시락을 먹으면서 시를 적고, 퇴근길에는 우편함을 확인한 후 아내와 저녁을 먹고 애완견 마빈을 산책시킨다. 동네 바에서 한잔 하며 친구를 만나고 월요일이 마무리된다. 화요일도 아침 일찍 일어나 성냥에 대한 시를 적고, 버스를 운전하며 손님들의 수다를 엿듣는다. 귀가 후에는 또 시를 적는다. 아내는 시집을 출간하자며 본사본을 만들어두라고 말하지만 패터슨은 쑥스러울 뿐이다. 산책 후에는 바에서 맥주를 한잔 한다. 수요일에는 새로운 시를 적는다. 패터슨과는 달리 충동적인 아내는 커튼에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새로 기타를 배우겠다며 기타를 주문한다. 패터슨은 또 산책을 나가고, 바에서 술 한잔을 한다. 목요일에는 아내를 안은 채 잠에서 깨고 버스에서도 아내에 대한 시상을 떠올린다. 귀갓길에는 혼자 있는 여자아이를 보고 엄마를 함께 기다려준다. 아내의 맛없는 요리를 잘 먹어주고, 동네 바로 향하는 루틴으로 하루를 마친다. 금요일에는 아내가 먼저 일어나서 컵케이크를 만든다. 토요일에 장터에서 판매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버스가 운행 중에 멈춰서는 일이 생겨 손님의 휴대폰을 빌려 회사에 연락하고, 집에 돌아와서는 아내의 노래와 기타 연주를 듣는다. 그리고는 동네 바에 들른다. 토요일은 아내가 컵케이크를 판매하는 것을 도와주고, 함께 외식을 하고 영화를 본 뒤 돌아온다. 하지만 집에 돌아오니 마빈에게 갈갈이 물어 뜯겨버린 패터슨의 비밀 노트를 마주한다. 부끄럽다는 이유로 복사해두지도 않은 탓에 그간 패터슨이 써온 시는 모두 사라지게 되어버린다. 일요일의 패터슨은 도저히 잠을 이룰 수가 없다. 마빈에게 네가 밉다고 말하고는 산책을 나가서 일본인 시인을 만난다. 시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시인으로부터 새로운 노트를 선물로 받는다. 그 시인은 빈 페이지가 제일 많은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하고는 떠난다. 폭포를 바라보며 시를 쓰는 패터슨. 그렇게 다시 월요일이 시작되고 패터슨의 반복되는 일상이 흘러간다. 

2. 영화의 형식

누군가 자신의 하루가 영화 같았다고 말한다면, 뭔가 그날은 스펙터클 하고 특별한 일이 있었으리라고 생각하게 된다. 패터슨은 영화인데, 영화 속 주인공의 하루가 일단 한눈에는 영화 같지 않다. 일상을 영화로, 영화를 시로 썼다고 표현하면 정확할 것 같다. 글로 요약해 놓은 줄거리를 보면 알겠지만 반복적이고 일상적이며 매우 매우 잔잔하다.  그래서 이 영화의 진가를 알기 위해서는 저렇게 요약한 글을 볼일이 아니라, 영화를 직접 봐야 한다. 반복되는 일상 속, 약간의 사소한 변화가 마치 잔잔한 물가에 떨어진 낙엽같이 파문을 일으켜 표면을 진동시키는 이 영화를. 반복되는 운율 속에서, 살짝씩 변화하는 변주가 매력적인 일상이라는 시, 패터슨의 일주일을 담아낸 7연의 시를 써낸 짐 자무쉬에게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3. 예술에 대한 시각

누구든, 본인이 인지하든 그렇지 않듯 가슴속에 예술의 씨앗은 품고 살아간다. 사람들이 '영화 같다'는 단어에 기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예술도 뭔가 거창한 무언가가 있어야 할 것 같지만 짐 자무쉬는 일상의 삶 속에서 예술에 대한 한가닥 관심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두 예술의 주인공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패터슨은 예술가인가. 그가 시인이라는 점에 대해- 영화를 본 아무도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그의 시에 대한 평가는 차치하고라도 삶 속에서 시를 찾는, 혹은 시 속에서 삶을 찾는 그의 모습을 보면 그는 이미 시인이다. 그렇다면 패터슨의 시에 담겨있는 삶은 우리네 삶과 크게 다른가? 어제와 오늘의 일기가 바뀌어도 알아챌 사람이 딱히 없을 만큼 일상은 반복된다. 같은 노선을 운전하는 버스 기사 패터슨의 삶보다 내 삶이 더 단조롭다고 자신할 만한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패터슨은 그 속에서 시를 찾는다. 반복은 운율이 되고, 그렇게 시가 된다. 우리네 인생이 언제 차곡차곡 쌓여 기승전결을 이루는 소설이었겠는가. 반복됨 속에서 반짝임을 찾는 시에 더 가깝겠다는 생각을 감독 덕분에 처음으로 해보게 된다. 무한루프처럼 돌고 도는 일상 속에서 때로는 마빈이 노트를 다 물어뜯는 것처럼 나쁜 일도, 때로는 시인에게 노트를 선물 받는 인상 깊은 일도 일어난다. 그 작은 변화 하나하나에서 또 다른 시가 생겨날 것이다. 같은 맥락으로 볼 때 우리네 삶이 예술이지 못할 이유도 없다. 다만, 패터슨처럼 시인의 눈을 가지고 내 삶을 돌아볼 필요가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