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화 기본 정보 및 줄거리
오리올 파울로 감독의 2017년작. 스페인 영화이다. 반전이 있는 스릴러물이니 관람예정이라면 역시나 아무런 사전정보 없이 갈 것을 추천한다. 넷플릭스에서는 세 번째 손님이라는 제목으로 공개되어 검색할 때 유의해야 한다.
내연녀의 살인 혐의를 받고 있는 아드리안 도리아는 담당 변호사 펠릭스로부터 유능하다는 변호사 버지니아를 소개받았다. 버지니아는 목격자가 나와서 상황이 불리하니 사건을 처음부터 다시 이야기해 줄 것을 요구한다. 아드리안은 자신과 로라의 불륜 관계를 알고 있다는 협박을 받고 호텔로 가지만 속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누군가가 자신의 머리를 세게 박아 기절했다 깨어나보니 로라가 사망해 있었으며 그 주변에 돈다발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비에르게에서 실종당한 소년에 대한 기사를 들이미는 버지니아에게 아드리안은 숨겨진 사실을 말하게 된다.
아내에 파리로 간다고 거짓말을 한 아드리안은 로라와 함께 비에르게로 가는 길에 건너편에서 온 차와 충돌하고, 상대 남자는 피투성이에 꼼짝도 안하는 상태다. 경찰에 신고하려던 아드리안을 막은 로라는 모른 척하자고 하는데 다른 차가 한 대 오자 로라와 아드리안이 서로 사건 당사자인 척을 하여 속여 넘긴다. 로라는 견인차를 부르고, 아드리안은 남자의 차 트렁크에 남자를 싣고 가서 처리하기로 하지만 토마스 가리도라는 남자가 자신이 정비사라며 로라의 차를 수리해주겠다고 한다. 토마스의 집으로 간 로라는 아내 엘비라와 대화를 하다가 그 노부부의 아들이 사고 당사자임을 알게 되고, 엘비라가 아들에게 전화를 하는 순간 로라가 가지고 있던 다니엘의 휴대폰을 마치 원래 두고 간 것처럼 소파에 놓아둔다. 아드리안을 찾아온 한 기자가 자신은 자실 다니엘의 아버지 토마스이며, 아들의 핸드폰을 사고 전에 사용했음을 보아 차가 고장 나서 자신의 집에 왔던 여자가 아들의 휴대폰을 가지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고, 그 여자가 차 시트를 자신에 맞게 조정한 것을 보아 동행인이 따로 있었음을 추측했다며 아드리안에게 아들의 시체라도 찾게 해달라고 부탁하지만 아드리안은 끝까지 모른 체한다. 버지니아는 호텔 사건 현장 사진에 엘비라가 있음을 보여주면서 모든 것이 로라 혼자 꾸민 일이라고 주장하라면서 다니엘의 시체에 로라 물건을 놔두자며 수장시킨 장소를 알려달라고 한다. 목격자가 있다며 체념한 아드리안에게, 버지니아는 사실은 목격자가 나왔다는 것은 거짓이라며, 진술을 제대로 하게 하려 했던 것이라고 말한다. 지도에 수장시킨 장소를 표시한 아드리안은 사실 트렁크에 있던 다니엘이 살아있었으며, 이미 돌이키기엔 너무 늦어서 산채로 수장시켜 버렸으니 시체를 부검하면 사인이 익사가 될 것이므로 부검을 막아달라 부탁한다. 버지니아는 아드리안의 행동을 비난하며 거짓말은 이제 그만하라고 아드리안을 윽박지른다. 사실 모든 일을 주도한 사람을 아드리안이었던 것. 버지니아는 혐의를 벗고자 한다면 로라를 죽인 걸 인정하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창문 건너편에 아드리안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는 토마스가 있음을 알려준다. 이후 버지니아가 10분 후에 다시 얘기하자며 자리를 비운 사이, 펠릭스의 전화를 받은 아드리안은 버지니아의 기록과 서류가 엉망임을 깨닫고, 그녀가 건넨 볼펜이 도청기라는 것을 알게 된다. 건너편 토마스가 있는 방을 바라보자 그곳에는 버지니아가 서있고, 그 버지니아가 위장을 풀자 토마스의 부인 엘비라의 모습이 나온다. 현관문 벨이 울려 가보니 자신을 버지니아 굿맨이라 소개하는 처음 보는 백발의 여인이 있다. 즉, 아드리안과 이제까지 있었던 인물은 자신을 버지니아를 연기한 엘비라였던 것이다. 토마스가 경찰에 전화를 하는 것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2. 다시 보면 보이는 복선들
버지니아가 오기로 한 시간 보다 일찍 왔던 것부터가, 그녀가 버지니아가 아니었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토마스가 로라를 학교 연극부에서 만났다고 한 것은 결국 엘비라의 훌륭한 연기가 어디서 다져진 것인지 알려준다. 그리고 다니엘이 살아있는 상태에서 수장시켰다는 것을 알려줬을 때 버니지아의 태도가 돌변하며 분노한 것도, 사건과 무관한 변호사의 반응이라기엔 과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동안에는 그냥 다 그럴 수 있겠다 하며 약간 미심쩍거나, 그냥 그런가 보다 하면서 넘어갔던 것들이 짜 맞춰지면서 충격적인 결말로 연결되는데 그게 이 영화의 묘미라고 할 수 있겠다.
3. 호불호가 갈릴 포인트
사실 지인에게 추천한 후 두어명 정도 반응이 안 좋았는데, 우선 첫번째는 분장한 엘비라가 너무 티가 났단다. 보자마자 저 사람은 왜 특수분장을 하고 있지? 싶어서 이상했다는 거다. 내 눈은 막눈인지 그냥 좀 이상하게 나이 든 얼굴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런 게 눈에 한 번 거슬리면 영화를 볼 때 불편하거나, 너무 쉽게 반전을 파악하게 되어서 영화의 재미가 반감될 수 있겠다. 또, 제법 촘촘한 복선들이 주어져 있지만 사실 영화 자체는 친절하지 않다. ver.1, ver.2, ver.3 이런 식으로 사실 관계를 수정한 정보를 계속 덮어씌우기 때문에 영화로 스토리를 처음 접하는 관객으로 하여금 제대로 판단을 내리기 힘들게 만든다. 굳이 판단을 내리지 않고 영화 내용을 따라간다면 재밌게 볼 수 있지만 계속 머리를 쓰면서 보려고 한다면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 열심히 주어진 정보로 생각하고 있는데, 아 사실은 그거 거짓말이고 이게 진짜야- 를 너무 많이 반복한다는 것. 어찌 보면 맞는 말이다. 읽어보고 결재하려고 하는데 보고서 수정본 계속 가져온다 생각하면 기분 나쁘고 머리 아플 일이다. 편하게 보고 싶다면 그냥 눈 크게 뜨고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하면서 보기를. 생각은 너무 많이 하지 말기를. 생각과 거짓말은 작 중 역할들이 충분히 많이 하고 있으니 그들의 몫으로 두는 게 더 편한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