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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나이브스 아웃, 줄거리 및 관람포인트, 메시지

by 잼나나 2024. 6. 18.

1. 영화 기본 정보 및 줄거리 

라이언 존슨 감독이 각본 및 연출을 맡았다. 007 시리즈로 유명한 다니엘 크레이그, 캡틴 아메리카로 알려  크리스 에반스 등 화려한 배우진이 출연하여 뛰어난 연기를 선보인다. 

저명한 추리소설 작가이자 고용인들에게마저 친절한 노인 할런 트롬비의 85번째 생일파티에 그의 온 가족이 초대된다. 파티 다음날, 할런은 목이 잘려 죽은 채로 발견되고, 사립 탐정 브누아 블랑이 가족들에게 당일의 행적을 묻기 시작한다.

트롬비 가는 겉보기에는 문제없는 가족 같아 보였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첫째 사위는 불륜 중이고, 며느리는 딸의 학비를 할런에게 두 배로 받아내고 있었고, 아들 월터는 출판사 권리를 회수하겠다는 할런의 통보를 들었다. 가족과 사이가 나쁜 외손자 랜섬도 할런과 말다툼을 하고 일찍 나가버렸는데 이 모든 것을 통틀어보면 가족 모두에게 살해 동기가 있었다. 그리고 거짓말을 하면 구토를 하는 특이한 증상을 가진 할런의 간병인 마르타가 이 사실을 확인해 주었는데, 블랑은 마르타에게 왓슨처럼 자신의 조수가 되어줄 것을 청한다.   

할런으로부터 지원이 끊길까 걱정하다가, 오히려 그의 죽음에 일견 안도하는 것이 느껴지던 가족들의 최대 관심사는 할런이 남긴 막대한 유산이다. 추모식날 저녁에 온 변호사는 할런이 사망 1주일 전에 자신의 모든 유산을 간병인 마르타에게 준다고 유언장을 수정했음을 알려준다. 이 유언을 무효화 하고 싶은 가족들은 마르타에게 할런 사망에 대한 책임이 있을 경우  '상속 결격'사유에 해당되어 상속이 무효화 될 수 있다는데 희망을 걸고 블랑에게 계속 수사해 줄 것을 요청한다. 

모두에게 살인 동기가 있는 이 촘촘한 상황 속에서, 명탐정 브누아 블랑은 과연 누가 불러서 이곳에 왔으며, 과연 이 죽음의 진상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인가? 

2. 관람포인트

영화를 보고나서 혹시 원작 추리소설이 있나 싶어 검색한 사람이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그만큼 영화는 고전 추리 소설의 향기가 짙다. 영화가 추리소설이라고 생각하고 본다면 더 흥미롭게 볼 수 있다.  블랑이 마르타를 '왓슨'이라고 부르는 것만 해도 이미 셜록 홈즈를 대놓고 차용한 부분이다. 영화의 여러 장면이 애거서 크리스티의 추리 소설들을 저절로 떠올리게 만드는데 이는 감독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애거서 크리스티인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마지막에 증거가 있으니 다 끝났다고 범인을 자포자기하게 만들어 자백을 유도하는 방식은 크리스티의 소설에서 자주 본 형태이다. 

3. 영화와 캐릭터에 담긴 메시지

단순히 추리물이라고만 규정하기엔 영화가 담고 있는 메시지가 꽤나 다양하다. 트롬비 가족의 직업 자체가 미국 사회의 구성원들을 상징하는 모습으로 등장하며, 이민자를 배척하고 인종을 차별하는 미국 내 백인들의 모습을 제각기 뒤가 구린 트롬비 가족을 통해 투영해 낸다. 할아버지에게 받는 학비로 포스트 마르크스주의를 공부하던 메그는 가족들과 달리 인종차별적 시선 없이 마르타를 대해주는데, 결국 할아버지 유산 문제가 관련되자 마르타가 아닌 가족을 택하여 한계를 보인다. 결국 자신의 이익과 관계되면 그간 부르짖어오던 정치적 올바름을 등지는 부유한 진보주의자를 비꼬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이민자이나 노동자인 마르타를 위하는 척 하지만 실제로는 마르타에 대해 관심도 없고 동정심도 없고 연민도 없는 위선적인 모습으로 결국 마르타의 국적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을 지경이니, 이민자에 대한 태도를 풍자하려 의도된 그림임은 분명하다. 혐오 발언으로 뒤덮이고 극우적 발언을 쏟아내는, 한국의 매우 우려되는 집단이 미국에도 있음을 암시적으로 알려주는 손자 제이콥 역시 감독이 비판하고 싶어 하는 지점을 보여주는 캐릭터라고 하겠다. 매우 직설적 이게도 가족 간의 대화 중 이민자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에 대해 토론하는 모습으로서 트럼프 대통령 시기에 벌어진 이민자 관련 이슈에 대해 정치적 입장을 담아내는 것을 거리끼지 않는다. 구성부터 캐릭터까지 고전 추리물을 영상으로 담아낸 이 영화는 사실 단서에 의해 차근차근 해나가는 추리보다는 '심증'으로 따라가는 블랑의 추리로 막판에 퍼즐을 맞추는 것에 가깝다. 전형적인 추리소설 장르의 클리셰를 충실히 따르면서도 뻔하지 않은 재미를 선사한다. 복선은 촘촘하고 구성은 치밀하며, 연기까지 훌륭하니 빈 곳이 별로 없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거기다 훈훈한 권선징악의 엔딩까지. 여러모로 고전적이며, 성공적인 추리영화라서 추천함에 망설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