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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 줄거리 및 실망 포인트

by 잼나나 2024. 6. 19.

1. 영화 기본 정보 및 줄거리

영화 '나이브스 아웃'의 후속작으로 전작과 동일하게 라이언 존슨이 감독과 각본을 맡았다. 대니얼 크레이그가 여전히 탐정 브누아 블랑으로 열연하며, 에드워드 노튼, 케이트 허드슨 등 유명한 배우들이 주연으로 출연한다. 에단 호크, 요요마, 세레나 윌리엄스 등의 유명인들이 특별출연을 하는 등 캐스팅은 전작 못지않게 화려하다. 

탐정 브누아 블랑은 대기업 '알파'의 창립자인 마일스 브론이 주최하는 추리게임에 초대받아 그리스의 섬으로 가는 항구로 향한다. 마일스 브론의 오랜 친구인 "붕괴자들" 클럽의 멤버 역시 초대장을 받아 모여있는데, 다른 모두를 싸하게 만드는 '앤디', 마일스와 같이 알파를 설립했지만 분열하고 소송을 내서 참패하고 쫓겨난 인물이었다. 어색하고 불편한 분위기 속에서 그들은 마일스의 섬으로 향한다. 

문제는 마일스가 블랑을 초대한 적이 없다는 것. 친구 중 하나가 장난으로 블랑에게 초대를 전달한 것으로 여기고 마일스는

이제라도 블랑을 정식으로 초대하여 게임을 더 흥미 진진하게 만들겠다고 흔쾌히 상황을 수용한다. 블랑은 일행들 간의 대화 및 상황을 통해 이들의 관계가 겉으로만 친밀해 보일 뿐, 사실 하나같이 마일드에게 금전적 지원을 받고 있는 관계이며, 실상은 여러 갈등을 속으로 숨겨둔 위태로운 상태임을 알게 된다. 

마일스가 준비한 살인게임은 자기가 죽는 상황을 연기할테니 누가 범인인지 맞춰보라는 것이었는데, 시시하게도 게임이 제대로 시작되기도 전에 블랑이 살인의 동기 및 범인을 순식간에 맞춰버려 김을 빼버린다. 기분이 상해서 가버리는 마일스에게 블랑은 다들 마일스를 죽일 동기가 있는데 살인게임을 하는 무모함에 대해 지적한다. 다시 모여서 시간을 보내는 일행들 사이, 마일스의 잔을 마신 듀크가 사망하고, 블랑은 이것이 살인임을 직감한다. 모두가 패닉하고 대처방안으로 갈등하는 사이, 마일스가 계획했던 '암전'의 시간이 다가오고 누군가는 급기야 총에 맞기까지 한다. 

2. 힘 없이 밝혀지는 사건의 전말

그제야 브누아 블랑이 모두를 불러 보아 위험한 초대와 살인의 전말이 밝혀지기 시작한다. 사실은 '앤디'는 이미 살해되었으며, 이 섬에 방문한 것은 쌍둥이 동생 헬렌이라는 것, 그리고 그 동생의 요청으로 브누아 블랑이 이 섬에 함께 왔다는 것이다. 마일스와의 소송에서 졌던 앤디가 소송을 뒤집을 증거를 찾았다고 붕괴자들에게 연락하자, 그것이 공개되는 것을 막고자 누군가 앤디를 죽였음이 자명한 상황. 

앤디와 듀크를 죽인 진범은 사실 모두가 예측 가능한 바 대로 마일스였고, 사실 방법이 궁금한 정도였으나 그다지 새로운 것은 없었다. 블랑의 구술로써 전말이 밝혀지는 것이 약간 맥이 없는 데다가, 정황증거일 뿐이지 않냐는 마일스의 말처럼 늘 그렇듯 블랑의 추리는 심증에서 물증으로 이어지는 편이었고 그때 맞춰, 사실 죽은 척했을 뿐 죽지 않았던 앤디가 물증인 냅킨을 들고 나타난다는 것도 너무 안일한 스토리 전개였다.  그 물증마저 마일즈가 태워버릴 땐 정말 무력하기 그지없는 모습이 고개가 절레절레 내저어질 정도였는데 이때 냅다 온갖 유리 작품을 깨부수는 앤디의 모습도 설득력이 떨어졌다. 다른 다섯 명도 동조하는데 이 역시 설득력이 부족한 전개였다고 생각한다. 앤디는 결국 블랑이 건넨 마일스의 클리어 결정으로 섬에 폭발을 일으켜 마일스를 쫄딱 망하게 하는 것으로 응징을 마무리한다. 

3. 실망 포인트

사실 관객이 몰랐고 탐정만 알고 있는 사건의 전말에 대한 정보가 밝혀지는 것은 사실 '그랬구나' 하는 것 이상의 반응을 얻어내기 어렵다. 이미 복선이 깔려있고 다 보았는데도 관객이 추론하지 못했어야 짜릿함이 오는데 사실은 이러저러한게 탐정이 기획한 거였다고 하면 그건 뭐 '아 그래서 그랬구나...' 이상의 무슨 감동이 있겠나. 나는 몰랐던 정보인 것을. 이 지점에서 이미 전작과의 퀄리티 차이가 나버린다. 전작 나이브스 아웃에서는 오히려 작가 사망의 전말 중 관객에게는 알려져 있는 사실을 탐정은 모르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 정보의 불균형이 반대로 나타나니 추리물의 매력이 반감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전작에서도 그랬듯 브누아 블랑의 추리는 심증으로 방향을 잡아가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이번 작품에서는 특히나 우연에 의존하고, 본인도 그냥 말하다보니 윤곽이 잡혀가는 모습을 보여서 탐정의 스마트함에 쾌감을 느끼게 되는 면이 부족하다. 게다가 이 모든 게 '빌런'의 멍청함이 함정이었다고 한다면 추리물을 보는 관객에게 돌아오는 것은 허탈함 뿐이다. 모든 주어진 정보로 퍼즐이 짜 맞춰지는 그 어려운 쾌감을 주는 것에 실패한 것을 감독도 아는지 유리를 박살내고, 급기야 섬을 통째로 날려버리는 과격함으로 쾌감을 대신해보려 한 것 같다. 결론은 실패다. 전작에 대한 기대감에 비해서야 당연히 실망이지만 이 영화 그 자체로 봐도 브누아 블랑이라는 탐정의 매력부터 플롯의 탄탄함까지 다 부족하다. 3년이 출시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그때는 더 마음을 비우고 기대치 없이 볼 수밖에 없겠다 싶은 실망스러운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