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화 기본 정보 및 줄거리
'악마가 너의 죽음을 알기 전에'는 2007년작 범죄영화로, 시드니 루멧 감독의 유작이다.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이 형 앤디 역할을, 에단 호크가 동생 행크 역할을 맡았다. 이외에도 마리사 토메이, 알버트 피니 등 유명한 배우들이 출연하였다. 영화는 범죄로 인해 가족 구성원 모두의 인생이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을 담고 있으며,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 전개와 선형적이지 않은 시간 연출, 그리고 뛰어난 연기력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영화의 제목은 "악마가 너의 죽음을 알기 전 30분 동안 천국에서 즐겁게 지내기를"라는 아일랜드의 속담에서 차용하였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형제 앤디와 행크는 부모님의 보석가게를 털기로 결정한다. 처음에는 망설이던 동생 행크도, 부모님의 손해는 보험사에서 보상해 줄 거라는 형의 설득에 범죄에 가담한다. 앤디는 밖에서 대기하고, 동생 행크는 절도 경험이 있는 친구와 함께 보석가게로 들어가는데 문제는 친구 바비의 손에 들린 총이 진짜였다는 데 있다. 조용히 보석만 털어 나가려던 계획이 틀어지고 어머니가 바비에게 총을 쏘고, 바비 역시 어머니에게 총을 쏘면서 어머니와 바비가 모두 사망하게 되는데 이것이 비극의 시작이다. 형제는 죄책감에 시달리며, 서로를 비난하며 불신하게 된다. 이에 더하여 바비의 가족들에게 협박을 받은 행크가 앤디에게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고, 앤디는 바비의 가족을 죽인 후, 행크와 자신의 아내 지나 사이의 부적절한 관계를 알고 있으며 행크에게도 총을 겨누지만, 바비의 아내 크리스가 앤디에게 총을 쏜 후 행크에게는 떠나라고 말하고 약간의 돈을 놓아둔 채 행크는 도망친다. 한편, 사랑하는 아내의 죽음에 상심한 아버지는 경찰의 수사에만 손 놓고 있을 수 없어 직접 범인을 찾아 나서고, 자신의 아들들이 주범이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고, 행크의 집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지켜본 후 총에 맞아 병원으로 향하는 앤디의 뒤를 쫓는다. 아버지 찰스에게 앤디는 용서를 빌지만, 용서한 듯 보였던 아버지는 앤디를 베개로 눌러 질식시켜 죽이고 자연사처럼 위장한 뒤 병원을 떠난다.
2. 흥행 및 수상
이 영화는 시드니 루멧 감독의 연출력과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로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영화는 상업적으로는 크게 성공하지 못하였다. 전 세계적으로 약 25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는데 이는 제작비를 겨우 넘기는 수준에 불과하였다. 그러나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드, 내셔널 소사이어티 오브 필름 크리틱스 어워드 등 28개 노미네이트 되었으며, 17개의 상을 수상하였다. 찬사를 받은 것에 비해 유명한 수상내역은 없는 편이다. 그러나 시드니 루멧 감독의 유작이자, 명배우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이 사망하여 더 이상 연기할 수 없게 된 지금, 영화의 평가가치는 상향된 것으로 보인다.
3. 영화의 메시지
영화는 인간의 탐욕과 도덕적 붕괴, 그리고 이로 말미암은 가족의 붕괴를 총체적으로 다룬다. 한 번의 잘못된 선택이 잘못 굴린 눈덩이처럼 몸집을 키워 걷잡을 수 없는 최악의 결과로 치닫는 모습을 보여준다. 경제적 어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저지른 범죄가 가족 전체를 파멸로 이끌어 간다는 것은 사실 그다지 새로운 설정은 아니지만, 겉보기에는 단란해 보였던 한 가족이 사실은 사상누각과 같은 모습이었고, 결국 아들이 어머니를 죽이고, 다시 아버지가 아들을 죽이는 동족상잔의 비극은 전례 없이 극단적이다. 그 가족이 사상누각이었던 하나의 이유는, 아버지가 두 아들 중 하나를 편애했기 때문도 있는데, 물론 그 사실이 앤디의 모든 잘못을 가려줄 수 있는 것은 아닐지라도 형의 아내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는 등의 어리석고 부도덕한 행동을 하고 있음에도 어리숙한 모습으로 동정을 사고 사랑을 받는 동생과는 대조적으로 본인은 모든 것을 잘 해내야 본전인 불평등을 디폴트로 겪어왔기에 '감히' 부모의 보석상을 털 생각을 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아들 하나는 비열하게 키우고, 남은 하나는 우유부단하게 키워냈다는 죄로 인해 아내와 자식 모두를 잃어버린 아버지 찰스가 가장 비극적인 인물이라고 볼 수 있는데, 노장 시드니 루멧은 현대 사회의 파편화되고 있는 가정들이 찰스의 집안을 반면교사로 삼기를 바랐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