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화 주요 정보 및 특징
최고의 감독으로 손꼽히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2000년도 작품으로, 선행성 기억상실증을 앓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시간 역순을 전개해 나가는 특이한 형식의 영화이다. 브래드피트를 닮은 가이 피어스와 매트릭스로 유명한 캐리앤 모스가 등장한다. 역시나 반전이 있는 스릴러 물로 사전정보 없이 시청하는 것을 권장하는 영화이다. 메멘토는 형식 자체로서 관객에게 혼란을 줄 수 있도록 하는 영화이다. 주인공 레너드가 가진 기억상실증으로 인해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지 못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시간 역순으로 배치하여, 퍼즐처럼 연결되는 영화로서 잠시라도 영화에서 눈을 떼거나 딴 생각을 하면 흐름을 놓쳐버리도록 만드는 구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시간 구조는 이야기의 깊이와 복잡성을 더하여 관객들에게 지루할 틈도, 다른 것을 생각할 틈도 없도록 몰아치는 동시에 기억이 없어 불안한 주인공의 감정적 내면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연출로도 성공적이었다. 이는 단순한 스릴러를 넘어선 철학적인 고찰을 담은 작품으로 평가받는 이유 중 하나이다.
2. 관람 포인트
강렬한 캐릭터와 복잡한 심리 묘사에 주안점을 두고 본다면 영화를 한층 흥미롭게 볼 수 있다. 주인공 레너드는 자신의 아내를 살해한 범인을 쫓는 과정에서 자신의 기억 상실증, 짧은 단편적 기억으로 인해 혼란스러움을 겪는다. 이러한 캐릭터의 내면 갈등과 상실감은 관객들에게 감정적 공감을 이끌어낸다. 주인공 레너드를 연기한 가이 피어스는 탁월한 연기력으로 레너드의 내면을 표현해 낸다. 그의 복잡한 감정과 행동들은 관객에게 생생한 현실감을 제공하며 영화의 긴장감과 전개 속도를 증폭시킨다. 레너드와 상호작용하는 캐릭터 나탈리는 애인을 잃은 여성으로, 기억을 잃는 레너드를 이용하여 복수를 감행하는데, 관객으로 하여금 그녀를 동정하게 했다가 다시금 레너드를 동정하며 그녀를 욕하게 하기에 충분할 만큼 뛰어난 연기를 보여준다. 또한 감독이 의도한 시각적 효과를 의식하고 보는 것은 영화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감독 놀란은 각 장면을 흑백과 컬러로 구분하여 두가지 스타일로 구성한다. 이것이 시간적 구분을 의미한다는 것을 관객이 파악하게 되는 데는 일정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흑백 장면은 과거를, 컬러 장면은 현재의 사건을 보여줌으로 관객은 처음의 혼란을 벗어나 시간의 흐름과 주인공의 상황을 점점 더 구분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감정적으로 긴장감이 높은 장면에서는 카메라 워크와 편집이 이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활용되어 영화 고유의 분위기와 긴장감을 구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3. 주제의식
이 영화는 단순한 스릴러 이상의 철학적인 고찰과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주인공의 기억상실 증후군과 그로 인한 혼란스러움을 통해 영화는 인간의 기억과 정신이 가지는 의미와 그 한계에 대하여 깊게 고찰한다. 특히나 주인공이 타인의 얘기라고 믿어왔던 비극적인 얘기가 결국 본인의 얘기였을 때, 우리의 삶에도 비슷한 현상을 겪을 수 있기에 관객은 더욱 캐릭터에 공감하게 된다. 또한 주인공의 선택과 책임, 자아의 탐색 또한 중요한 소재로 다룬다.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과거가 자신을 빚어냈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내가 '과연 나인가'. 인생의 복잡성과 선택의 중요성, 그리고 인간의 정체성이 어디서 오는가에 대한 중요한 고찰을 담고 있다. 잘 짜여인 각본과 연출, 연기를 통해 이 영화 관객들에게 시간과 기억의 불확실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스릴러 이상의 철학적인 경험을 선사하는 영화로 거듭난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관객에게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는 작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훌륭한 요소들이 어우러졌기 때문이다. 메멘토는 혼란스러운 플롯과 강렬한 캐릭터, 시각적 스타일과 철학적 고찰이 종합적으로 조화를 이루며 만들어낸 뛰어난 스릴러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감정적 갈등과, 완전하지 못한 기억으로 인한 불안함, 시간의 비틀림을 통해 관객들에게 긴장감 넘치는 영화적 경험을 선사한다. 동시에 선택의 중요성과 기억의 불완정성에 대한 철학적 고민도 이끌어내는 이 뛰어난 영화는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을 명작의 반열에 올랐다.
